"세금 덜 내기 위한 소득축소는 옛말"…자영업자도 '맞춤' 세금보고 시대
버지니아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인 A씨는 올해 세금보고를 마친 뒤 주택 재융자를 받을 계획이다. 그는 2008년도 소득을 20만 달러, 2009년은 12만 달러로 보고하면서 소득이 줄었다는 이유로 매번 재융자 심사에서 거절을 당했었다. 그의 주택 대출금은 40만 달러. A씨는 올해 회계사와 융자 전문가 등과 상담 후 2010년 소득을 18만 달러 이상으로 보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 B씨도 전문가와 상의 후에 소금보고를 하기로 했다. 그 동안 미뤄왔던 주택구입을 하려면 무엇보다 세금보고서에 드러나는 소득증명이 대출 심사에서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한인 모기지 융자 업계에 따르면 세금보고 시즌이 시작되면서 재융자와 주택구입을 위해 ‘맞춤’세금보고를 하는 한인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예전에는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소득을 줄이려고만 했던 자영업자들이 요즘에는 융자 기준에 맞춰 소득신고를 하려고 한다”며 “소득보고는 당연히 있는 그대로 하는 게 맞는 것이지만 지금까지의 관행을 볼 때 그나마 세금보고의 중요성을 깨달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부동산 시장은 판매자보다 구매자 수가 훨씬 능가하지만 대출심사 기준에서 발목을 잡는 것은 자영업자들의 낮은 소득 보고다. 모나크 모기지 회사의 수잔 소 모기지 대출 담당자는 “보통 자영업을 하는 고객의 경우 재융자를 받거나 주택 구입을 하고 싶어도 세금보고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대출 승인을 받기 힘들었다”며 “2009년 소득과 2010년 소득에 격차가 심하면 어렵지만, 세금을 좀더 내더라도 전문가와 상담 후 올해 지혜롭게 세금보고를 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은 있다”고 말했다. 포토맥 모기지 캐피털의 오문식 대출 담당자는 “대출심사에서 소득은 세금보고서를 토대로 2년치 소득의 평균치로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맞춤’세금보고 움직임은 모기지 금리가 금년 내 오를 것이란 전망과 주택값이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짙어지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연말까지 6%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오 담당자는 “숏세일 매물에도 4,5개의 멀티 오퍼가 들어오면서 가격 경쟁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인 부동산 시장에서 자영업자 외에도 사회 초년생들의 모기지 대출 문의가 최근 들어 늘어나는 추세다. 모나크 모기지 회사의 소 담당자는 “모기지 대출 예비 승인을 받으려는 1.5세, 2세 등 젊은 한인들의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저금리와 저가격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지금이 젋은 직장인들에게는 내 집장만을 위한 최고의 기회”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2년 이상 사회 경험이 없는 직장인의 경우도 모기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있다고 설명했다. 포토맥 모기지 캐피털의 오 담당자는 “직장에 갓 취업했더라도 4년제 대학 졸업장과 전공과 관련된 직장에서 일하는 재직 증명을 하면 현재 받는 연봉에 따라 모기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금이 20만 달러라고 하면 세금 전 월급이 2800~3000달러 정도만 되도 대출이 가능하다”며 “단, 졸업 후 취업 전까지 6개월 이상 등 오랜 시간 공백이 있으면 어렵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